아파트는 어려워지고, 상가가 보인다
안녕하세요, 학다리입니다. 오늘은
요즘 부동산 시장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아파트
투자, 이제 끝난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파트가 '투자 상품'으로서
가진 매력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그래서
제가 요즘 눈여겨보는 '상가'라는 대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포스팅의 방향을 기존 상권의 현재 상황을 짚어 보겠지만, 투자자의
지위로 상권이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탐사하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1. 아파트 투자가 어려워지는 세 가지 이유
① 정책 — 규제지역이 다시 넓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상당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재지정됐습니다. 규제지역
안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4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고, 수도권 전체로 봐도 최대 6억 원까지만 대출이 나옵니다. 자기자본 없이는 매수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된 겁니다. 재미있는
건 규제에서 빗겨난 구리, 화성(동탄) 같은 지역에서 오히려 집값이 뛰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규제가 얼마나 촘촘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② 세금 — '주택 수'가
아니라 '실거주'가 기준이 됩니다
올해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집은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원칙 아래, 종부세와 양도세 모두 '몇 채를 가졌느냐'보다 '실제 거주하느냐'를
기준으로 재편됩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에서 14억으로 늘어나는 반면,
전세를 주고 본인은 다른 곳에 사는 비거주 1주택자는 공제가 9억으로 오히려 줄어듭니다. 다주택자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보유 자산의 '합산가액' 기준으로 과세되는 방향으로 2028년부터 단일화될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세금에서 점점 불리해지는 구조입니다.
③ 정권의 의지 — 시장 안정보다
'왜곡 시정'이 목표입니다
이번 세제개편을 발표하며 구윤철 부총리가 한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동산 세제는 주택가격 안정보다는 시장의 왜곡과 비합리적 요소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즉, 집값을
단기간에 끌어내리겠다는 게 아니라, 아예 '아파트를 통한
자산 증식'이라는 틀 자체를 구조적으로 손보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이 큰 방향은 쉽게 되돌리기 어려울 거라는 게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서, 아파트는 '거주'의 영역으로는 여전히 확고하지만 '투자'의 영역에서는 예전만큼의 매력을 갖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 풍선효과, 지역을 넘어 상품으로 번진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풍선효과는
대부분 '지역' 이야기였습니다. 서울을 누르면 경기로, 경기를 누르면 지방으로 돈이 옮겨간다는 식이었죠. 그런데 저는 이번에는 풍선효과가 지역뿐 아니라 '상품'으로도 옮겨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본질적으로 주택가격은 시장 논리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계속 규제와 세금으로 이 문제를 누르려 하다 보니, 눌린 자금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서울시
전역을 헤집고 다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공급 정책은 여전히 더딥니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정책 하나만 제대로 실현돼도 실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집값 안정에 상당히 도움이 될 텐데, 이런 디테일한 정책은 아직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예상하는 전이 경로는 이렇습니다. 아파트를 규제로 누르면
그 자금이 먼저 오피스텔로 옮겨가 오피스텔이 뜨게 될 것이고, 오피스텔마저 규제 대상이 되면 그다음은
상가, 그리고 결국 토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지금
상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아파트가 어려워져서가 아니라, 풍선효과가 상품을 타고 흘러오는 길목에
상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그래서, 상가로 눈을 돌려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보는 쪽이 상가, 특히
서울 핵심 상권의 근린상가와 꼬마빌딩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건,
상가 시장 전체가 좋다는 뜻은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4%대, 소규모 상가도 8%대로 여전히 높고, 전국 평균 임대가격지수는 오히려 소폭 하락세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명동, 성수 같은 핵심 상권은 임대가격지수가 오르고 공실률은 3~4%대까지
낮아지는 반면, 지방 상권은 공실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상가 투자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어느 상권이냐'가 훨씬 중요해진 시장이라는 이야기입니다.
4. 서울 대표 상권, 지금 어떻게 움직이나
명동
외국인 관광객 소비 회복의 최대 수혜지입니다. 연간 외국인 유입
규모가 1,400만 명을 넘어서며 여전히 부동의 1위 상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최근 분기 임대가격지수 상승률도 서울 상권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코로나 이후 오래 침체됐던 만큼, 회복 국면에서의 상승 탄력이 큽니다.
성수동
최근 1~2년 사이 가장 극적으로 뜬 지역입니다. 외국인 유입 규모에서 처음으로 홍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임대료는 1년 새 두 자릿수 비율로 뛰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곳이라, 공실이
나면 바로 채워지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그만큼 진입 가격도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홍대
한때 성수에 자리를 내줄 뻔했지만, 여전히 외국인 유입 646만 명 수준의 견고한 상권입니다. 다만 임대료 부담으로 독립
상점들이 연남동, 망원동으로 밀려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 사례이기도 해서, 상권의 '생애주기'를
살펴볼 때 참고할 만한 곳입니다.
5. 높아진 진입장벽, 그래서 투자조합이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성수동, 북촌, 명동 같은 상권은 이미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벅찬 영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임대료와 매입가가 워낙 뛰어놓은 탓에,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나 탄탄한 중견기업 정도가 아니면 좋은 자리에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건물주 입장도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으로
임차인 보호가 강화되면서, 장기 임대를 내주면 나중에 임대료를 올리거나 공간을 다시 활용하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주들은 아예 단기 임대, 즉
팝업스토어 같은 형태의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좋은 상권일수록 이런 팝업 중심의 단기
계약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반대로 명동·성수·홍대
같은 대표 상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골목상권은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가 빠져나가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시장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좋은 상권'과 '온라인에 잠식된 나머지 상권'으로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개인이 혼자 목돈을 들여 좋은 상권에 들어가는 방식보다는, 투자조합 같은 사설펀드 형태로 여러 명의 자금을 모아 규모를 키워서 접근하는 방식이 점점 대안으로 떠오를 거라고
봅니다. 좋은 자리는 이제 '내 돈만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아니라 '함께 모은 돈으로' 들어가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6. 숨은 상권, 떠오르는 상권
을지로·익선동
이른바 '뉴트로' 상권입니다. 낡은 골목과 노후 건물이 오히려 매력이 된 케이스로, 최근 몇 년간
매장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매출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에서 나옵니다. 강남·여의도처럼 임대료 비싸고 프랜차이즈 위주인 전통 상권이 정체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망원동
연남동 임대료가 오르면서 독립 카페와 라이프스타일 상점들이 옮겨간 곳입니다.
아직은 대형 상권만큼 임대료가 뛰지 않아, '다음 연남동'을
노리는 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다만 젠트리피케이션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7. 외국인 상권의 미래 가능성
올해 5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인이 870만 명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습니다. 이 흐름이 명동·성수·홍대 상권 회복을 사실상 견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은, 이제 상권의 흥망을 좌우하는 건 내국인 소비보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상가 투자를 고려하신다면,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보다 '외국인이 어떤 콘텐츠를 찾아오는가'를 함께 봐야 할 시점입니다. K뷰티, 체험형 플래그십, 로컬
미식 콘텐츠가 몰리는 상권일수록 회복력과 성장 탄력이 크다는 게 최근 데이터가 보여주는 흐름입니다.
마무리하며
아파트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부동산 재테크 자체가 끝난 건 아닙니다. 다만
예전처럼 '아무 아파트나 사두면 오른다'는 시대는 확실히
저물고 있고, 상가 역시 '아무 상가나 사면 된다'가 아니라 상권을 정확히 읽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오늘 소개한 상권들 중 한두 곳을 직접 걸어보고, 실제
매물 시세와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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